델인터내셔널

델컴퓨터의 창업자인 마이클 델은 재산이 무려 173억 달러로 2008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미국의 부자순위중 11위에 기록된 세계 IT 업계의 대표적인 갑부다. 그가 이렇게 성공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심지어 실수를 축복으로까지 여기고 실수와 관련된 많은 농담을 하기도 한다.

마이클 델이 아이들에게 처음 요리를 해줄 때는 너무 맛이 없었으나 두번째부터는 잘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농담처럼 그것이 바로 델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델은 이렇듯 실수가 있다면 그것을 통해서 배우고 새롭게 거듭난다. 만약 기뻐할 일이 생기거든 5초만 좋아하고 5시간은 반성하라는 슬로건을 가진 마이클 델 답게 끊임없이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고 고쳐야 할 점을 생각해본다. 

그가 시대를 대표하는 심사숙고형의 경영자로 뽑힐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실수에서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기 때문이다. 그에게 가장 충격적인 실수는 메모리 재고 사건이었다. 1989년 마이클 델의 회사는 당시 매년 100%정도씩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마침 그때가 컴퓨터 업계 전체 시장으로 봐도 계속해서 성장세였다.

그래서 마이클 델은 불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가능한 많은 재고를 미리 미리 확보하려 했다. 그래야만이 물량이 부족해서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그는 256KB 메모리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최초로 1MB 메모리가 개발됐다는 소식이 전세계에 타전됐다. 그러더니 1MB 메모리가 시장에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그러자 기존의 256KB 메모리는 순간적으로 폭락하였다. 15센트의 가치가 있었던 메모리가 1센트로 속락했고 델컴퓨터는 큰 손해를 봤다.

이로 인해 회사의 재정이 어려워졌다. 결국 컴퓨터 가격을 조금 높여 받아서 손해를 메꾸려고 했는데 가격경쟁력이 최대 무기인 델컴퓨터가 가격을 올리자 판매도 부진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말았다. 이 사건을 겪은 후 마이클 델은 재고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재고는 야채와 같아서 하루가 지날 때마다 그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게 았다.

컴퓨터 부품은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에 야채처럼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고심했고 그 결과로 델컴퓨터는 재고 관리에 있어서는 최고의 회사로 거듭났다. 90년대 중반 다른 회사의 재고량이 90일이었다면 델컴퓨터는 일주일치에 불과할 정도였다. 재고가 부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많지도 않는 완벽한 균형을 이뤄냈다.

현재는 재고가 단 하루이고 부품이 텍사스의 본사 창고로 들어오면 평균적으로 6시간 이내에 컴퓨터로 조립되어서 판매가 된다. 또한 컴퓨터 회사의 경우 막상 부품을 구입했지만 제품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영원히 재고로 남기는 경우가 2~3%에 이르는데 델은 이를 0.5%이내로 관리함으로써 역시 최고의 재고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두 번째 사건은 올림픽 프로젝트였다. 델은 86년 컴덱스에서 가장 빠른 286 PC를 공개하자 많은 언론을 통해 화제거리에 올랐다. 이 덕분에 회사의 인지도가 상승했고 매출과 수익에서도 큰 효과를 봤다. 그래서 마이클 델은 회사의 기술력으로 세상을 다시 한 번 깜짝 놀래키고 싶었다.

이번에는 단순히 개인용 컴퓨터가 아니라 전체 컴퓨터 시장에서 최고 좋은 제품을 공개하고 싶었다. 86년때의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하려는 생각으로 89년 컴덱스에 마이클 델은 올림픽이라는 컴퓨터를 들고 나타났다. 언론의 관계자들로부터 데스크탑 컴퓨터와 워크스테이션 그리고 서버가 결합된 최고의 컴퓨터라는 극찬을 들었고 실제로 뿌듯한 감정을 느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정작 올림픽을 사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컴퓨터 일지라도 팔리지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사람들은 올림픽에 호기심을 느끼긴 했지만 실제로 업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올림픽 프로젝트는 고객이 자신들이 만든 컴퓨터를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기술을 뽐내고 자랑할 수 있을까만 생각한 것이었다. 결국 올림픽 컴퓨터는 기술을 위한 기술이 되어버렸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야 했다. 마이클 델은 올림픽 프로젝트를 통해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자신을 질타했다. 그리고 회사와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한다는 점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실수가 그냥 실수로 끝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실수를 통해서 그 뒤에 감쳐진 기회를 잡을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법이다. 마이클 델은 실수를 겪으면 단지 좌절하기 보다는 그 실수를 하나의 선물처럼 생각했고 더 효율적으로 실수를 만회하는 방식을 찾아냄으로써 위기를 헤쳐 나가고 더 강해졌다


Posted by +깡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