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만 먹인 미 쇠고기'에 네티즌 분노 폭발
[비평]조중동과 방송사는 관련 보도 외면

2009년 국정감사에서 공무원들이 주로 이용하는 정부 청사 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단 1g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경악했다. 이명박 정부의 이중성을 질타하는 분노의 글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도배했다.

노컷뉴스의 <미 쇠고기 먹겠다던 정부…‘전경만’ 먹였다>라는 10월14일자 기사는 3300여 개의 댓글로 미디어다음 최다댓글 뉴스에 올랐다. 설마 했던 일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분노의 글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최규식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씁쓸함을 남겼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 동안 서울과 과천, 대전, 광주, 제주 청사와 춘천 지소에서 사용했던 쇠고기는 모두 1만 8188㎏인데 미국산은 단 1g도 없었다. 대부분 호주산 쇠고기였다.

   
  ▲ ⓒ민주당 최규식 의원실.  
 
더욱 참담한 현실은 자식 같은 동생 같은 전경들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몰아줬다는 현실이다. 정부 청사를 지키는 전·의경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공무원들은 전혀 먹지 않았다는 점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경찰청은 정부 청사를 경비하는 ‘경기 706 전경대’가 100% 미국산 쇠고기를 먹은 것은 아니며 호주산도 먹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청이 언론이 배포한 자료에도 올해 5월부터는 100% 미국산 쇠고기만 공급했다.

최규식 민주당 의원은 “스스로 먹겠다 약속한 정부는 안 먹고 선택권 없는 전경들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였다. 이는 식사 때마다 군대 간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지난해 5월2일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비밀’은 이미 공개됐다. 누리꾼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일 만큼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언론은 고요했다. 15일자 주요 아침신문을 살펴보면 한겨레가 2면에 <미국산 쇠고기 ‘전경’만 먹었다>라는 박스기사를 내보냈고, 경향신문은 8면 머리기사로 <정부 ‘미국산 쇠고기’ 전경들만 먹였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일보는 10면 오른쪽 상단에 <미국 쇠고기 정부 청사선 “안 먹어!”>라는 2단 기사를 실었고, 국민일보도 6면 왼쪽 중간에 <미 쇠고기는 전경에만 먹였다>라는 2단 기사를 내보냈다.

세계일보는 8면 오른쪽 상단에 <“정부 청사 식당선 호주산 먹고 미 쇠고기는 전경들만 먹었다”>라는 기사를 실었고, 서울신문은 <미 쇠고기 전경대에만 공급>이라는 단신 기사를 내보냈다.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비하면 언론 반응은 미미하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기사를 찾을 수 없는 곳에 배치한 신문도 있다.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서울신문은 그래도 관심을 보였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는 단 한 줄도 실리지 않았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지난해 수개월동안 정국을 뒤흔들었던 사안이다. 최규식 의원이 공개한 내용은 이명박 정부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결과이다. 언론의 침묵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되는 기사를 주저하는 ‘자기검열’이 본질 아닐까. 종합편성채널 진출을 준비하는 일부 신문사 입장에서는 정부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것이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있다. 

   
  ▲ MBC 광우병 의혹 편을 제작했다가 검찰에 쫓기고 있는 PD들이 지난 3월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민주의터에서 개최한 조합원 비상총회에서 소환에 결코 응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김보슬 PD는 발언 도중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방송사도 다를 것이 없다. MBC가 <“전경에만 미 쇠고기 공급”>이라는 제목의 단신 뉴스를 앵커 멘트로 전했고, KBS와 SBS는 나란히 침묵했다. 언론은 2009년 국감을 ‘폭로성 한 방’이 없는 밋밋한 국감이라고 중간 평가했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한방’과 ‘홈런’을 언론이 외면해 밋밋한 국감을 유도한 것은 아닐까.

유은혜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오늘 보도를 보니, 일부 방송과 신문들이 이 사실을 아예 보도조차 하지 않거나 축소해서 보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국민에게 한 거짓말이 들통 나거나 인권과 민주주의 퇴행이 드러나는 사건들이 보도되지 않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명박 정부가 강조했던 값싸고 질 좋은 미국 쇠고기를 공무원들이 전혀 먹지 않았다는 것은 공무원 역시 지금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지난해 광우병 쇠고기 논란 당시 전국적으로 촛불이 타올랐을 때 이명박 정부가 한 일은 미국산 쇠고기 의심 세력들에 대한 응징이었다. 검찰은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 관계자들을 흉악범 검거하듯이 강제 연행해 언론탄압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해 촛불문화제 단골 사회자 중 하나였던 백성균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온 국민이 분노하여 들었던 광장의 촛불을 무자비하게 탄압, 구속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광우병이 두려워 정부에서도 꺼려하고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 보건·시민단체 및 정당 관계자들이 지난해 4월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동사무소앞(청와대 앞)에서 미국 광우병 쇠고기 검역포기 규탄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도 대규모 연행과 사법처리를 받아야 했고, 아이의 안전한 밥상을 염원하며 거리로 나섰던 유모차 어머니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언론은 당시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을 과장했다면서 ‘조작 방송’ 낙인찍기에 바빴다.

당시 PD수첩과 촛불 시민들의 외침은 무엇이었을까. 미국산 쇠고기는 다 위험하고 이것을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수 있으니 먹지 말라는 얘기였던가. 정부가 ‘검역 주권’을 외면하지 말고 국민 건강을 챙기고자 최선을 다해 달라는 게 본질이었다.

미국산 쇠고기 가운데 광우병 위험이 있는 부위는 수입하지 말아 달라는 얘기였다. 최소한 이웃 나라 일본 정도의 수입 기준을 지켜달라는 호소였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공무원도 찜찜해하는 미국산 쇠고기를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라고 일방 홍보하던 정부나 이미 알려진 정부의 이중적 모습을 감추고자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한 언론이나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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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뻔한 거짓말 인거 다 들통날텐데...  이랬었지요
정치인, 고위 공직자의 입에서는 정말 진실이란게 없는 것 일지도...
그렇게 거짓에 거짓을 더해야만 정치 좀 한다는 소리 들을 수도 있겠다..  싶네요.

역사와는 왜곡된 부분이 많다고 하는 MBC "선덕여왕" 에서
백성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땅을 내어주고 농기구를 내어주는
덕만공주 같은 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후~

이제 약 3년 남았네요.
Posted by +깡통+